이번 글은 갑자기 구토를 동반한 어지러움을 경험하게 된 저의 이석증 증상 후기 및 이석증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이석증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제대로 된 발생 원인을 파악해 미리 이석증 발병을 예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1. 이석증 후기 : 갑자기 빙빙 도는 세상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아간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빙글빙글 도는 놀이기구에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 술을 마셨나? 아닌데..’ 그런데도 마치 과음한 것처럼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본능적으로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는 괜찮은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세상이 막 흔들리면서 중심을 못 잡는 내 몸의 감각이 적나라하게 느껴진다.
어지러운 느낌을 가까스로 견디면서 출근을 한다. 다행히 사무실에 도착할 때까지는 증상이 많이 가라앉았다. 그런데 사무실 도착하니 다시 증상이 도진다. 일을 하려고 컴퓨터 화면을 보니 빙빙 도는 느낌 때문에 도대체 집중하기가 어렵다. 편안한 자세를 찾으려고 몸과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여보지만, 당최 안정되지 않고 세상이 흐릿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답답해진다.
사무실 내에서 이동할 때는 ‘이러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지?’하는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불안감을 억지로 진정시키면서 우여곡절 끝에 업무를 마친다. 그리고 즉시 이비인후과 병원을 찾아갔다. 병명은 이석증. 어지럼증에 대한 약을 처방받고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은 후 다음번 내원을 예약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2. 이석증이란? : 귀에 돌이 있다고?
누구나 어린 시절에 ‘코끼리 코 놀이’를 해봤을 것이다. 코끼리 코를 하고 몇 바퀴 돌고 나면 세상이 빙빙 도는 느낌이 나면서 균형을 잡기가 힘들다. 이석증이 그와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석증에 걸리면, 평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인간의 균형감각의 중요성에 대해서 절실히 실감하게 된다. 그럼 이석증의 정의를 살펴보자.
이석증(耳石症, Benign paroxysmal vertigo)은 한 마디로 발작성 어지럼증이다.
‘발작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갑자기 생기지만, 이석증 영어 단어 ‘Benign(인자한, 온화한)’이에서 알 수 있듯이 어느 정도 견딜만한 수준의 어지럼증을 의미한다.
정식 의학용어로는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良性發作性體位性眩暈)’이라는 다소 난해한 명칭을 가지고 있다.
이때 ‘양성’이란 특별히 심각한 귓병이나 뇌 질환이 없이 발생한다는 뜻이며, ‘발작성’이란 갑자기 발생했다가 저절로 좋아지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뜻이고, ‘체위성’이란 증상으로 인하여 체위(자세)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며, 현훈이란 빙글빙글 돈다는 뜻이다. 즉, 귓병이나 뇌 질환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어지럼증이란 뜻이다.
3. 발생 기전
이러한 발작성 현훈은 일반적으로 이석증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 귀에 돌이 들어가거나 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타원낭반(귀에 있는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기관)에 있던 일종의 돌 부스러기 같은 것이 반고리관(인체의 회전을 감지하는 기관)에 흘러 들어감으로써 생기는 병이다. 이 돌 부스러기가 칼슘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편의상 이석이라고 칭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귓속에는 우리가 종종 들어서 익숙한 달팽이관이라는 기관이 있다. 이 달팽이관 옆에는 세반고리관(흔히 반고리관)이라는 고리 반쪽처럼 생긴 세 개의 관이 있는데, 이 세반고리관 중에 어느 부분으로 이석이 흘러 들어가면 회전성 어지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환자가 몸을 움직일 경우나 고개를 돌릴 때 이러한 어지럼증이 유발되며, 가벼운 경우에는 약간 어지러운 수준에 그치고 말지만, 중증의 경우에는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의 강한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더 심할 때는 구토나 멀미가 동반되기도 하고,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도 하며, 심각한 불안감이나 공포감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원래 이석이라는 것은 반고리관 주변에서 신체의 균형 유지를 담당하는 물질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이석이 본래의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서 반고리관 내부로 들어가게 되면, 몸의 균형을 느끼는 신경을 과도하게 자극되기 때문에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4. 발생 원인 10가지
그럼 이 이석이라는 것은 왜 자기 자리에 있지 않고 떨어져 나오는 것일까? 괜히 궁금해지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종종 외부로부터 가해지는 물리적 충격이나, 골밀도의 감소, 바이러스 감염 등 다양한 원인이 추정되고 있는데, 그것을 좀 더 세부적으로 10가지 정도로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첫째는 노화다. 노화 과정은 내이(內耳) 구조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이석에 위치하는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둘째는 머리 부분의 물리적 외상이다. 뇌진탕 등의 외상성 사고는 내이 구조에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기 때문에 내이의 균형을 깨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셋째는 내이 장애이다. 내이에 체액 불균형을 일으키는 메니에르병이나 전정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는 전정신경염 같은 질환은 내이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해서 이석의 위치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 넷째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특히 내이를 통한 바이러스 감염은 전정계의 구조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스트레스는 발병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통한 면역력 저하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이 일반적이다.
- 다섯째는 장기간에 걸친 누워있음이다. 사람이 휴식을 위한 목적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하여 지나치게 오랜 시간 누워있으면 내이 속 이석의 위치가 변위할 수 있다.
- 여섯째는 전정 편두통이다. 전정 편두통을 겪게 되면 그와 관련된 혈관의 변화나 신경학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러한 변화 과정은 이석증 발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 일곱째는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자연스럽게 골밀도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이의 뼈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내이의 뼈 구조가 변하게 되면 이석의 위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여덟째는 탈수이다. 사람의 몸에 수분이 부족하게 되면 내이 속의 체액 구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유체 역학의 변화로 인하여 이석의 위치에도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 아홉째는 귀 수술이다. 달팽이관 이식수술 등의 귀에 직접 조작하는 수술을 하는 도중에 발생하는 부주의로 인하여 이석증이 발생할 수 있다.
- 열째는 유전적 요인이다. 이석증을 유발하는 유전적 요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내이의 구조나 유지와 관련된 개인의 민감성이 유전적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 이석증 증상
지금까지 이석증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대략 살펴보았으니 이제는 그 증상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자. 환자의 입장에서는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니 혹시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아래 내용을 한 번쯤 점검해보면 좋을 것이다.
- 어지럼증
- 균형 감각 상실
- 메스꺼움 및 구토
- 두통 : 멀미를 할 때 느껴지는 두통과 같음
- 공포심 :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인한 심리적 불안정
이석증의 증상은 그 정도가 매우 광범위한 편이다. 매우 경미한 어지럼증을 겪는 사람도 있고, 극심한 공포까지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여기서 어지럼증이란 쉽게 말해서 주변이 빙빙 도는 느낌(회전하는 느낌), 내 몸이 균형을 잃고 눈앞이 아찔하고 정신이 흐려지는 느낌까지 포함하는 의미이다.
이러한 어지럼증은 대개 갑자기 발생한다. 이석증은 머리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으므로 주로 아침에 갑자기 일어날 때나 돌아누울 때 잘 발생하며, 갑자기 하늘이나 높은 곳을 보거나 고개를 돌릴 때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석증 증상 어지러움이 발생하면 몸의 균형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일어서다가 주저앉게 되거나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1분 내외로 멈추거나 약해지지만, 심하면 속이 메스꺼운 느낌과 함께 강한 구토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어지럼증이 멈추더라도 메스꺼움이나 두통이 한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
6. 치료법
다행히도 이석증은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또한, 특별한 후유증도 거의 남기지 않는다. 이석은 그 크기가 매우 작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림프액 속에서 저절로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 치유는 보통 하루 이틀 만에 일어나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서 몇 주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이 기간에 환자는 되도록 갑작스러운 머리 움직임을 동반하는 생활이나 운동을 피하면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만약 증상이 아주 심하거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치유하기를 원한다면 이석치환술을 받을 수도 있다. 이석치환술이란 고개의 위치를 바꿔가면서 반고리관에 있는 이석을 원래의 자리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이다. 기타 위에서 거론한 바이러스 감염이나 골다공증, 전정 편두통 등 다른 질환으로 인한 이석증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심하게 지속된다면 담당 의사의 의견에 따라 종합적인 진찰을 받는 것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돌풍이 불어오면 세상이 뒤죽박죽되고 당황하게 된다. 아마 이석증을 겪는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으리라 생각한다. 그 미세한 이석 하나가 삶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람의 균형을 이렇게 무너뜨리는 것을 보면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