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의 기능성 원단과 고품질의 원단의 옷들을 중심으로 지난번 글에서는 반드시 사야 하는 유니클로 가성비 상품에 대해 다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반대로 유니클로 세일 시 구매한 상품 후기와 실제로 구매하면 후회할 수 있는 유니클로 옷 4가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유니클로 자체 디자인 옷
유니클로는 기본적으로 가격대비 높은 품질의 소재에 기반한 브랜드입니다. 양질의 소재를 다른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대량 생산이 필수적입니다. 낮은 마진으로 많은 제품을 팔아야 하죠. 그러므로 유니클로는 독특한 새로운 디자인을 출시하기보다는 이미 스테디셀러로 판매되고 있는 가장 무난하고 기본적인 디자인을 선택하여 대량으로 공급합니다.
물론 유니클로에서 자체적으로 와이드한 카고 팬츠나 7부 스웻 셔츠 같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디자인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실상 입어보면 뭔가 어설픈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 간혹가다 너무 특이하게 예쁜 패턴이나 디자인이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티스트 콜라보레이션 제품 또는 간단한 소품 정도일 뿐 메인으로 입는 재킷, 셔츠, 바지 등은 적어도 저로서는 눈에 들어오는 옷을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트렌드를 반영한 디자인을 중시하신다면 H&M이나 COS(코스) 같은 다른 SPA 브랜드를 추천해 드립니다.
2. 유니클로 셔츠
유니클로는 일본 브랜드이다 보니 확실히 일본인의 평균 체형에 브랜드 옷들이 맞춰질 수밖에 없는데, 일본인은 한국인에 평균적으로 신장이 작은 데 비해 다리는 짧고 상체는 긴 비율을 하고 있으며, 어깨는 좁은데 또 팔은 상대적으로 긴 체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본인들의 체격에 맞춰 옷을 생산하기 때문에 브랜드 태생적으로 한국인에게 사이즈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흔치 않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단점은 바로 셔츠에서 극명하게 도드라집니다.
특히 키가 183cm 이상 큰 분들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 유니클로 매장에 가서 셔츠를 피팅 해보실 때 어깨에 사이즈를 맞추면 팔이 너무 길고, 소매에 사이즈를 맞춰 놓고 보니 기장이 안 맞는다 던지 혹은 너무 펑퍼짐해 보이는 경우가 있으셨을 겁니다. 이처럼 키가 큰 분들은 유니클로에서 옷을 고르시기가 힘들고 그중에서도 셔츠는 더더욱 어려우실 겁니다. 그리고 만약 정장 안에 입을 셔츠를 유니클로에서 산다? 말도 안 되는 생각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나마 유니클로 셔츠 중 추천 할 수 있는 건 옥스퍼드 셔츠와 플란넬 셔츠입니다. 다만 이 두 셔츠 역시 카라의 높이가 너무 낮아 보인다는 단점이 있어서 잘못 입으면 약간 일본의 오타쿠같은 느낌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두 셔츠 모두 저렴하게 사서 아우터 느낌으로 안에 티셔츠를 입고 걸치면서 가성비 대비 만족하고 있습니다.
3. 치노 팬츠
흔히 면바지라고 불리는 유니클로의 치노 팬츠를 직접 입어보시면 일단 두께 감이 그리 두껍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면바지는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두께 감이 있어야 부드럽고 싼 티가 나지 않는데 얇아도 너무 얇습니다. 면바지의 소재 자체가 사실 그렇게 비싼 소재가 아녀서 다른 SPA 브랜드에서도 치노 팬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가 디자인이랄게 없어도 찾을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인 고품질 원단 대비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다만 한가지 유니클로 팬츠에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있습니다. 유니클로의 바지들은 아무리 싸구려 치노 팬츠라도 모든 바지에 YKK 지퍼를 사용한다는 것 입니다. YKK 지퍼란 정말 수천, 수만 번을 올렸다 내렸다 해도 고장이 나지 않는 일본의 요시다 공업에서 생산하는 지퍼를 말하는 것으로 유명 의류 브랜드들의 바지엔 거의 모두 YKK 지퍼가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고급 부자재 중 하나입니다. 이렇게 좋은 부자재를 디자인 하나 없는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유니클로의 치노 팬츠에 달아놨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유니클로 치노 팬츠를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4. 감탄 팬츠, 감탄 재킷
최근 유니클로에서 홍보도 많이 하고 실제로 나름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감탄 팬츠, 감탄 재킷와 같이 ‘감탄’이라고 불리는 라인에 대해 좀 살펴보자면 이 감탄 시리즈 상품들은 울라이크 소재를 사용해 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울라이크 소재라는 것이 사실 비용 절감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당연히 울로 사용되었어야 하는 옷들을 울처럼 보이는 폴리 같은 합성 섬유 소재로 대체한 것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당연히 울로 만들어져야 하는 옷들을 마치 최신 기술의 힘을 빌려 보다 활동성을 높이고 신축성을 통해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마케팅 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싼 티는 어떻게 할 건가요? 혹시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나요?
“너는 폴리 슈트나 입어”
외국에서는 폴리 슈트나 입으라는 말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비싼 울로 된 정장을 입을 수 없는 너는 폴리 섬유로 된 슈트나 입으라는 말인 것이죠. 비단 이게 해외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폴리 섬유 재질의 슈트는 옷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한눈에 딱 영업하시는 사람처럼 보일 만큼 가볍습니다. 물론 활동성을 중요시하는 것 좋습니다. 그런데 옷은 입어야 하는 장소와 목적이 있는 것인데, 여러분은 정장을 입고 나가야 하는 자리에서 영업을 뛰다 온 인상을 상대방에게 줄 것인가요? 사회초년생은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회사에서 막 굴려지기 편한 인상을 직장 상사에게 줄 셈인가요? 만약 슈트 셋업이나 포멀한 정장 느낌의 스타일로 옷을 입으셔야 한다면 차라리 지하상가에서 울로 된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찾으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실제로 입어보시고 거울을 직접 보시면 그게 더 있어 보인다는 것을 단박에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유니클로는 분명 높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세계적인 SPA 브랜드입니다. 그러나 모든 제품이 모든 사람의 체형, 선호하는 디자인, 그리고 원단에 대한 기대치에 따라 특정 상품의 만족도는 매우 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히 호불호가 갈리는 제품이 바로 이 글에서 언급된 4가지 제품군을 알려드렸으니, 개인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옷을 선택하시되, 유니클로 정기 세일, 여름 감사제, 겨울 감사제 같은 행사 분위기에 휩쓸려 무작정 인기 제품이나 세일 제품을 구매하시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