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저링 유니버스 순서대로 정주행 하시는 분들이라면, 실화 기반의 스토리의 첫 번째 사건인 저주가 깃든 애나벨 인형 실화 사건에 대해 궁금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글은 애나벨 인형 실화 및 증거 사진을 가지고 실제 사건을 시간 순서에 따라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비극의 시작
1970년 뉴욕 하트포트 미국의 한 간호학과 학생인 도나는 어머니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한 인형을 받게 됩니다. 동네의 허름한 빈티지 가게에서 낡은 ‘레기디 앤’ (봉제 인형의 한 종류) 인형을 발견한 도나의 어머니가 도나가 어렸을 적 가지고 놀던 인형과 비슷한 인형을 발견하고 선물한 것입니다. 도나는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인형을 자신의 침대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봉제 인형으로 여겨졌던 이 인형의 악몽이 시작됩니다
2. 애나벨 인형이 불러온 실제 초자연적 사건들
도나는 그녀의 룸메이트 앤지와 외출 후 집에 돌아올 때마다 인형의 위치가 미묘하게 바뀌어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자신이 잠결에 뒤척이며 인형을 건든 것으로 생각하여 인형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었지만, 며칠 뒤 도나와 앤지가 방문을 열었을 때 침대 위에 있어야 하는 인형이 다른 방에, 심지어 무릎을 꿇은 자세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놓여 있는 것을 목격하고 그녀들은 이것이 단순한 현상이 아님을 직감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레기디 앤’이라는 인형은 솜으로 만들어진 봉제 인형으로서, 관절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공간을 이동한 것을 넘어 이러한 자세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현상을 이상하게 생각한 도나와 룸메이트는 에나벨 인형을 집어 들고 다시 고쳐 세운 뒤 아까와 같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자세를 억지로 만들어 보려 했으나 수십 번을 시도해도 방금과 같은 자세를 만들어 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날을 시작으로 이 인형은 마치 자아라도 가진 것처럼 그녀들이 집을 비울 때마다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방에서 발견되는 것은 물론, 관절 없는 인형이 취할 수 없는 다리를 꼬거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으로 도나와 룸메이트를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다가 결국 그녀의 집안에 존재하지 않는 아주 오래된 양피지 조각에 연필로 휘갈겨 쓴 듯한 “Help Lou”라는 메시지까지 발견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더욱 소름 끼치는 것은 ‘Luo’(루)라는 사람이 바로 도나의 룸메이트인 앤지의 약혼자로, 루는 평소 앤지를 만나기 위해 자주 집에 들를 때마다 이 인형은 불쾌한 느낌이 든다며 항상 자기의 눈앞에서 치워버리곤 했던 사람이였던 것입니다.
이렇듯 기괴한 일들이 계속되자 그녀들은 이 문제를 계속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인형이 혼자 돌아다니고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누군가 외부의 침입이 있었을 거로 생각하였죠. 그리하여 집을 나가기 전 집에 누군가 들어오면 흔적이 남을 수 있게 현관문과 창문 등 집안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모든 곳에 그녀들만이 알 수 있는 흔적을 남겨두었습니다. 그러나 인형의 자리는 그 후로도 매일 바뀌었고 집에는 그 누구도 침입한 흔적을 찾지 못하였습니다.
3. 심령학자들의 조사 결과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그녀들은 이 일련의 불가사의한 현상들에 대해 도와달라며 심령학자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이에 당시 초자연 현상에 대한 사연을 방영하는 ‘시커스 오브 더 슈퍼네츄럴’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에서는 사건의 진위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도나의 아파트에 심령학자들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파견된 심령학자들은 매우 섬뜩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인형의 원래 주인은 7살 정도 되는 소녀이다.
그 소녀의 이름은 애나벨이었는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그 영혼이 자신이 가장 아끼던 인형에 깃들게 된 것이다.
이 사연을 들은 도나와 앤지는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어린 소녀의 사연에 마음이 흔들림과 동시에 동정심이 생겨 그녀의 인형에 ‘애나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함께 살기로 합니다. 하지만 앤지의 약혼남 루는 이를 계속 반대하였습니다. 그는 하루라도 빨리 인형을 불태워 버리던가 길가에 버려야 한다고 주장 하였지만, 도나와 앤지는 인형이 가끔 움직이는 것일 뿐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므로 데리고 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루를 설득합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4. 애나벨 인형, 본색을 드러내다.
며칠 뒤 앤지를 만나러 온 루는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은 그녀들을 기다리다 잠이 들고 말았고 이와 동시에 가위에 눌리고 맙니다. 악몽 속에서 간신히 눈을 뜬 루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애나벨과 눈이 마주치게 되고, 이 공포스러운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애나벨은 갑자기 누워있는 루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솜 뭉치 인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강한 힘으로 목을 조르기 시작하여 결국 루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맙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린 루는 자신의 머리맡에 있는 애나벨을 보고 이것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리고 인형을 그대로 집어 들어 벽에 내팽개치며 소리를 지르고 맙니다. 그와 동시에 가슴의 극심한 통증을 느끼며 루는 자신이 입고 있던 셔츠가 피로 물드는 것을 목격합니다. 집에 있던 도나와 앤지는 루의 비명을 듣고 황급히 달려왔고, 루의 가슴팍에 새겨진 누군가 할퀸 듯한 세 줄의 선명하고 깊은 상처를 목격하게 됩니다.
이 사건 이후로 애나벨안에 깃든 영혼이 절대 선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은 당시 엑소시즘으로 유명한 ‘쿡’ 신부를 수소문해 데려왔습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 파악한 쿡 신부는 이를 현재 컨저링 시리즈 영화의 실존 인물인 엑소시스트 워렌 부부에게 알리게 됩니다.
5. 워렌 부부와의 만남
곧장 도나의 아파트에 방문한 워렌 부부는 인형 안에 깃든 영혼은 7살 소녀가 아닌 소녀 행세를 하는 악마라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그녀의 집에서 워렌 부부는 이 인형에게서 나오는 악령의 존재를 감지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시도합니다. 힘겹게 엑소시즘 의식을 마친 워렌 부부는 악령이 깃든 인형이 그동안 자신들이 상대해 왔던 악령과는 급이 다른 악령이라는 것을 직감하였고 결국, 워렌 부부는 애나벨 인형을 자신들의 박물관에 안전하게 보관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6. 끝나지 않은 애나벨 인형 저주
워렌 부부는 인형을 봉인하기로 하였지만, 그 안에 깃든 악마가 반드시 그 의식을 방해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박물관으로 향하는 길을 인적이 드문 갓길로 차를 몰았습니다. 실제로 박물관으로 향하는 동안 수차례 수상한 오작동을 일으켰으며,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간신히 자신들의 박물관에 도착한 워렌 부부는 성수로 에나벨을 한 번 더 정화한 뒤 잠금 장치가 있는 나무 상자에 넣어 봉인을 마쳤습니다. 애드워드 워렌은 훗날 한 인터뷰에서 자기 부부의 컬렉션이 모여있는 박물관을 둘러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곳에 전시된 물건들은 대부분 굉장히 위험하다
사람들을 정신병원으로 보내기도, 불구로 만들기도, 때로는 죽이기도 했다.
엑소시즘과 정화 의식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힘은 다 소멸시켰지만
단 하나, 애나벨만은 예외이다. 앞으로도 이것은 쭉 그럴 것이다.
애드워드 워렌이 이런 말을 한 것은 봉인된 뒤 몇 가지 사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워렌 부부의 박물관에 방문한 어떤 교인은 애나벨 인형을 손으로 가리키며 인형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었는데, 박물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인은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하며 중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또한, 한 젊은 커플은 박물관의 경고를 무시한 채 애나벨이 들어 있는 나무 상자의 자물쇠를 풀고 인형을 꺼내 쥐고 흔들며 악마가 존재한다면 어디 한번 저주를 내려보라고 외쳐댔습니다. 결국, 워렌 부부에 의해 해당 커플은 박물관에서 쫓겨났지만 세 시간 뒤 이 커플을 찾아온 건 오토바이 사고였습니다. 남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으며, 추후 정신을 되찾은 여자는 갑자기 정상적인 오토바이가 제어되지 않았고 그대로 나무로 돌진하였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이후 워렌 부부는 편안한 죽음을 맞이했지만 일각에서는 워렌 부부의 죽음으로 봉인을 하는 힘이 약해져 애나벨이 탈출 했다는 글들이 SNS에 떠도는 등 아직까지도 애나벨 인형은 대표적인 초자연 현상으로 많은 이들에게 공포감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애나벨 인형은 워렌 부부의 아들이 박물관을 이어 받아 잘 관리 하고 있으며, 박물관은 일반 관람객을 더이상 받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