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유니클로 캐시미어 니트 및 램스울 니트, 메리노울 니트 등 각 패션 브랜드에서 내놓은 여러 종류의 니트 중 어떤 울 원단의 니트를 사야 할지 고민이신 분을 위해 울 원단 별 특징 및 니트 뿐 아니라 정장 등 구매 시 좋은 울 원단 고르는 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울(Wool)의 정의
일반적으로나 사전적 의미 모두 ‘울’은 양털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양털 뿐만 아니라 낙타, 염소 등 다양한 동물의 털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캐시미어 원단 같은 경우 염소에서 얻을 수 있지만 ‘캐시미어 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울은 단순히 양털이 아니라 여러 동물로부터 얻어지는 자연 섬유의 집합체 개념으로 알고 계시는 것이 옳습니다.
2. 울 종류
2-1 메리노울
메리노울은 ‘메리노’라고 불리는 품종의 양에서 얻은 최고급 양털 중 하나로, 현재 의류 산업에서 ‘울’이라고 불리는 양털 중 50%가량이 바로 이 메리노울입니다. 원래는 그리 많은 품종은 아니었지만 양 중에서 가장 얇은 두께의 털을 가지고 있고 부드러운 촉감 때문에 여러 국가에서 메리노울 수확을 위해 사육하기 시작해 현재는 전체 양의 개체 중 50%가 메리노 양으로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 섬세한 섬유 : 메리노울은 사람 머리카락의 약 4분 1 두께인 17에서 25마이크론 사이의 두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 양털보다 훨씬 가늘고 부드럽다는 것을 의미하며, ‘큐티클 셀’이라고 부르는 표면의 돌기 같은 표면층 덕분에 실을 꼬아 만들어도 쉽게 풀어지지 않아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 부드러운 촉감과 높은 탄성 : 메리노울은 높은 ‘크림프'(털이 곱슬곱슬한 정도)를 가지고 있어, 섬유가 탄력적이고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합니다. 또한, 울이 다른 섬유에 비해 가지는 장점 중 하나인 보온성 측면에서도 높은 크림프 비율이 섬유 내부에 공기층을 형성하여 우수한 단열 효과를 제공합니다.
- 고급 원단 : 메리노울은 그 특유의 부드러움과 편안함 때문에 고급 의류에 사용되어,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 가장 적합합니다. 예민한 피부를 가지신 분들이라면 비싸더라도 메리노울로 만든 니트를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2-2 램스울
램스울은 약 7개월 이하의 어린 양이 처음으로 깎은 양털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양은 나이가 들면서 털이 점점 더 두꺼워지고 거칠어지는데, 램스울은 처음 깎은 털인 만큼 일반 울보다는 부드럽지만 메리노울에 비해서는 두께가 두꺼워서 맨살에 램스울로 만든 니트를 피부가 예민한 분이 입으신다면 약간의 따가움은 감수하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에 비해 부드러운건 맞습니다.)
- 가성비 좋은 원단 : 램스울은 최고급 울이 아닙니다. 다만 저가 양털 울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따뜻한 반면, 메리노울 보다는 가격이 훨씬 저렴하여서 무신사, 자라, 유니클로 등 중저가 브랜드에서 가성비 좋은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2-3 버진울
메리노울, 램스울 다음은 그냥 말 그대로 양털을 의미하는 ‘울’인데, 이것이 버진울입니다. 일반적으로 몇 만 원짜리 울 니트 원단에 아무런 말 없이 ‘울 100%’가 쓰여 있다면 버진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버진울 역시 보온성은 좋으나 두껍고 거칠어서 맨살에 입으시면 매우 따가운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일반 울 : 울과 같은 말인 버진울을 마치 특정 브랜드에서는 새로운 고급 울이라고 홍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가장 일반적인 양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나쁜 울은 아니고 정체 모를 양털이나 재활용 양털은 쓰지 않은 보통 울 원단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 거친 촉감 : 굵은 성인 일반 양의 털이다 보니 원단을 만들었을 때 다소 거친 느낌이 강합니다. 피부가 약한 분이시다면 맨살에 닿아 마찰을 일으키면서 괜히 피부 염증을 유발 할 수도 있으니 되도록 다른 울 제품을 선택하시길 추천합니다.
2-4 캐시미어
캐시미어는 티베트 산양의 속 털로 만든 원단으로 메리노울 중에서도 최고급 단계보다 더 얇은 14~18마이크론 두께를 자랑합니다. 그렇지만 양털과 비교하면 곱슬거림이 적으면서 털 자체의 윤기가 흘러 원단을 보면 은은한 광택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캐시미어의 채취는 특이하게 털을 깎는 방식이 아니라 빗질을 통해 채집합니다. 이 방식은 시간과 노동이 많이 필요한 반면, 채집량은 적어 비효율적이지만, 높은 품질의 캐시미어 원단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호주, 뉴질랜드에서는 캐시미어를 깎아서 채집하기 때문에 몽골, 중국, 인도산 캐시미어가 최상급이며 이 털을 스코틀랜드, 이탈리아에서 원단으로 만든 것이 최고급 캐시미어입니다.)
- 부드러운 촉감과 광택 : 양모와 비슷한 탄성과 강도를 지녔지만, 두께가 훨씬 얇아서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 고급스러움, 최고급 원단 : 캐시미어는 생산량이 매우 적고, 원단을 만드는 공정도 매우 까다로우므로 캐시미어 가격이 원체 높아 고가의 브랜드 의류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물론 그만큼 은은한 광택과 보온성은 충분히 돈값을 하는 원단입니다.
- 과장된 보온성 : 간혹 캐시미어 보온성이 양털(울)보다 낫다는 홍보가 있으나, 사실 캐시미어의 가장 큰 장점은 똑같이 따뜻하면서도 가볍고 고급스러운 광택에 있지, 특별히 양털보다 따뜻한 것은 아닙니다. 똑같이 따뜻한데 원단 자체가 가벼우므로 생긴 오해 중 하나입니다.
- 최상급 캐시미어 생산지 : 몽골, 중국, 인도
- 캐시미어 원단 전문 공정 국가 :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 까다로운 보관 방법 및 관리 방법 : 캐시미어는 공정 방식에 따라서도 품질에 엄청난 영향을 받는 섬세한 소재인 만큼 캐시미어 세탁법 및 관리 방법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일단 세탁 시 중성 세제는 절대 안 되고 손세탁을 해야 하며, 옷을 건조 시킬 때도 옷걸이에 걸어 최대한 변형이 가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3. 좋은 울 원단 고르는 법
3-1 저렴하고 좋은 원단은 없다.
캐시미어는 니트를 하나 만드는데 일반적으로 4~5마리의 산양의 1년 치 털 모두 들어갑니다. 이 말은 여러분의 캐시미어 100 니트가 4만~5만 원이라면 일단 의심해보시라는 이야기입니다. 캐시미어 100 원단이라고 할지라도 두꺼운 저급 캐시미어로 만들었다면 이건 캐시미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아울러 울 20%, 합성 섬유 80% 원단이 과연 울 원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구김 방지 및 관리의 편리함 같은 기능성을 위해 합성 섬유를 혼방시킬 수는 있지만 합성 섬유 혼방률은 대략 30% 정도면 충분합니다.
3-2 부드러운 촉감에 속지 마세요
단순히 촉감이 부드럽다고 해서 좋은 원단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후공정을 통해 거친 원단도 새 제품은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데, 이런 원단의 옷들은 세탁 한 번으로도 매우 빨리 원단 자체의 성질로 돌아옵니다. 반드시 라벨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3-3 말장난에 속지 말자 울 (울 라이크, 퓨어 울, 오일드 울 등)은 거른다.
울 라이크는 울과 비슷한 성질을 지닌 합성 섬유로 만든 원단인데, 말장난처럼 소비자가 울 원단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또한, 퓨어 울은 정체 모르는 양털이지만 재활용 울을 쓰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오일드 울 역시 양털은 원래 자체적으로 유분기를 함유하고 있어 수분에 대한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당연한 이야기를 특별한 것처럼 말장난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좋은 울은 태그에 그냥 품종만 써둡니다. (램스, 메리노, 버진 등)
3-4 슈퍼 번수
간혹 유명한 브랜드의 울 슈트를 보면 뒷면에 슈퍼 번수 수치가 나와 있는데, 이는 이 원단에 쓰인 양의 털 한 가닥의 두께가 얼마나 가는가를 의미하는 수치입니다. 일반적으로 80~250수 원단으로 나뉘는데, 슈퍼 번수 수치가 높을수록 가늘고 부드러운 털을 써서 얇고 가벼운 고급 원단 느낌을 줍니다. 반면 슈퍼 번수가 낮으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나 나쁜 것은 아니고 오히려 내구성이 좋고 두꺼운 원단입니다.
3-5 좋은 캐시미어 고르는 법
캐시미어는 최고급 원단이지만 공정에 따라 등급의 차이가 크게 나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좋은 캐시미어 옷을 고르시기 위해서는 옷을 살짝 당겨서 신축성과 원단 사이의 짜임이 얼마나 촘촘한지 살펴보시길 권장합니다. 만약 원단의 짜임이 좋지 않아 원단 밑에 손가락이 비치거나 혹은 생각보다 탄성이 좋지 못하다면 저급 캐시미어를 사용한 것입니다.